티스토리 뷰
여태껏 보지 못한 형형색색의 갤러리와 공방이 모여 있는 예술단지. 중국의 소호(Soho)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곳이다. 아트샵이나 예술서점, 카페, 레스토랑도 꽤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798 예술구는 중국인보다는 외국인에게 더 잘 알려져 있는 베이징 문화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원래 이 일대는 동독의 기술 제휴로 건설되고 인민해방군이 직영하던 라디오, 군수물자 공장이었다. 중국 자체의 기술로 만들어낸 원자탄과 인공위성의 주요 부품들이 이곳에서 연구 생산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처럼 신중국 전자공업의 요람이었던 797, 718, 798, 706, 707 등이 이제는 현대 중국 예술의 대명사가 되었다. 1990년대말 차오양구(朝阳区)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공장들이 이전한 후, 저렴한 임대료 덕에 작업장이 필요한 예술가들이 하나둘 몰려오기 시작해 집단 창작단지로 변신했다.
2001년 중국의 화가 황루이(黃鋭)는 재생 프로젝트 '베이징 798 예술구' 라는 전시를 개최하는데, 이 기획이 해외 언론의 폭발적인 조명을 받는다. 이 행사를 계기로 다산쯔 일대가 베이징 현대 예술의 메카로 떠오르자 정부는 본래의 철거 계획을 백지화하고 예술구로 육성, 보호하기에 이른다. 같은 해 중국 최고의 미술대학인 중앙미술학원(中央美术学院)도 이곳으로 이전했다.
예술구 전체는 상당히 묘한 분위기다. 군수공장 특유의 삭막함, 콘크리트 괴물 같은 육중한 건물들이 지역 전체를 지배하고, 예술가들은 이런 삭막함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했다.
벽화는 뉴욕의 흑인 거주지를 연상케 하고, 일부 갤러리는 도쿄에서 갓 뽑아낸 것 같은 산뜻함으로 무장했다. 무겁지 않은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 다산쯔의 특징.
다산쯔의 상업화는 예술구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논란거리다. 무엇보다 사전 검열과 소재의 한계는 이곳의 최대 약점. 순수예술로서의 가치는 인정할 만하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은 찾아보기 힘들다. 맑고 투명함만 강조하다 보니 무미건조하다는 평도 있다.
798 스타이쿵젠은 아치형 천장에 '마오쩌둥 주석 만세(毛主席万岁万万岁)' 라는 신중국 초기 군수공장의 표어가 그대로 남아 있어 사회주의 국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갤러리이다. 1950년대 소련의 원조로 동독의 건축가가 설계한 조립 공장의 차고를 다산쯔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갤러리 중 하나로 개조한 것이다. 독일 총리 등 해외 유명인사들이 참관했고 최근에는 모 스포츠 의류 광고 촬영과 모터쇼 같은 상업적인 행사를 유치하기도 했다. 내부에 'Old Factory Bar' 라는 카페와 작은 서점도 있다. 주로 현대예술을 전시하고 있다.
다산쯔 798 예술구에서 단연 돋보이는 곳은 울렌스 현대미술센터 UCCA (Ullens Center for Contemporary Art) 다. 벨기에 미술 컬렉터가 운영하는 대형 갤러리로 중국 현대미술에 관한 전시가 줄을 잇는다. 특히나 신진 작가들을 발굴, 육성하는 데 큰 의의를 두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