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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즈팡(田子坊)으로 더 유명하고, 여행자들에게는 중국의 인사동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원래 이 일대는 오래된 룽탕 밀집 지역이었다. 1999년 화가이자 조각가인 첸이페이(陈逸飞)가 타이캉루에 아틀리에를 연 것이 효시다. 첸이페이는 가장 유명한 중화권의 스타 화가였다. 그의 작품인 '양귀비의 꽃(罂粟花)'은 홍콩 경매시장에서 무려 3,870만 홍콩달러에 팔려, 당시 중화권 화가 그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그런 대가의 아틀리에가 오래된 주택가에 생겼다는 건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일. 하지만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다. 첸이페이를 따라 중견 예술가들이 앞뒤를 다투며 이 좁아터진 골목에 아틀리에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이들을 위한 카페와 바, 레스토랑이 생기자 여행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텐즈팡이 상하이의 다른 지역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특정 주체 세력의 개발, 또는 재개발이 아니라 자연 발생적이라는 점이다. 각 건물은 현재까지 모두 개인 소유고 몇몇 집에는 아직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쨌든 모든 옛 것들이 헐리는 자본의 땅 상하이에서 텐즈팡의 선례는 꽤 인상적이다.
여행자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탓에 현재 텐즈팡 내 매장을 주도하는 건 각종 상점이다. 소소한 여행자용 기념품 샵에서부터 치파오나 티베트산 액세서리,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게끔 소포장한 차(茶)를 파는 상점들이 좁은 골목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다.
현재, 텐즈팡은 상하이에서 가장 핫한 지역 중 하나다. 특히, 주말이면 깃발을 든 단체 관광객까지 몰리며 골목은 바늘 하나 꽂을 공간도 없이 가득 차 버린다. 엄청난 인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일단 주말은 피하자. 유명세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에게 이곳은 상하이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