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

Piazza San Pietro

cjuice_wakeup 2020. 6. 6. 15:06

 교황 알렉산드르 7세(Alessandro Ⅶ)의 명령으로 베르니니(Bernini)가 1655~1667년에 만든 원형 광장이다. 타원형 광장에 들어서면 우선 그 규모에 놀라면서 성당과 함께 중앙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오벨리스크는 25.5m 높이에 320톤의 무게를 자랑하며, 칼리굴라(Caligula) 황제가 자신의 경기장을 장식하기 위해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이다. 크리스마스 기간이 되면 이 주변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예수의 탄생이 이루어진 마구간이 설치된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해마다 다른 나라에서 기증하는 나무로 만들어진다. 오벨리스크 좌우에 있는 두 개의 분수는 오른쪽이 마데르노(Maderno), 왼쪽이 베르니니의 작품이다.


 광장은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도리아식으로 만들어진 284개의 기둥이 반으로 나뉘어 반원형 주랑을 이룬다. 타원형 광장과 사다리꼴의 광장이 이어져 있으며 베드로가 예수에게서 받았다는 천국의 열쇠 형상을 하고 있다. 혹자는 이것을 그리스도가 양 팔을 벌려 인류를 감싸 안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양쪽은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열주회랑으로 되어 있는데, 그 위로는 3m 높이의 140인 성인의 상이 놓여 있다.


 광장의 길이 340m, 너비는 240m로 한번에 3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어느 지점에 서면 4열씩 30행으로 세운 기둥들이 모두 한 개로 겹쳐 보이니, 오벨리스크와 분수 사이에 있는 표시점을 찾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보자. 베르니니의 수학적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일요일 낮 미사를 마치면 교황이 성당 창문에서 신도들을 향해 인사를 하는데, 가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도 들을 수 있다. 가톨릭 중요 축일 미사 후에는 이따금씩 광장으로 직접 나올 때도 있다. 운이 좋으면 바로 코앞에서 교황의 모습을 보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광장이 끝나는 바티칸 시국의 경계와 산탄젤로 성 사이에 일직선으로 뚫린 도로는 '화해의 길(Via della Conciliazione)'로 1929년 무솔리니 정부와 바티칸 시국이 맺은 화해 조약을 기념해 조성된 것이다. 시원스럽게 뻗어 있는 길이 좋아 보이지만 사실 원설계자인 베르니니의 의도에는 역행하는 것이다. 베르니니는 좁고 복잡한 주변의 골목길을 따라오던 사람들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 거대한 광장을 본 후 받게 되는 충격과 감동, 신과 교회에 대한 경외감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광장 왼편의 건물에는 각종 기념품 판매점과 관광 안내소, 그리고 우체국과 환전소가 있다. 이곳의 환전소에서는 커미션 없이 환전할 수 있으니 유료화가 아닌 화폐를 갖고 있다면 여기서 환전하는 것도 좋다.


 바티칸은 독립국가이니만큼 독자적인 우표를 발행하고 있다. 기념 삼아 구입하면 좋으며 신용도가 높은 우체국은 정확성을 자랑한다. 우체국은 바티칸 박물관의 출구와 열쇠를 가지고 있는 베드로 동상 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